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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사벽 비율을 과시하는 연예인들에게는 공통적인 과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쇼핑몰 피팅모델 출신이라는 점. 아이돌 출신 수지와 구하라, 화영을 비롯해 배우 김고은,

하연수 등 수 많은 연예인들이 연예계 데뷔 전  피팅모델로 활동한 이력들이 있다.

 

 

말하자면 피팅모델이 연예계 진출 등용문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요즘

떠오르는 배우도 김다미 역시 쇼핑몰 피팅모델 출신이라고 한다. 김다미는 과거 영화

마녀 출연으로 부터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며 현재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조이서

역으로 활약 중이다.

 

 

 

 

피팅모델로 활동할 때의 사진을 보면 영화 속에서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그렇게 개성 강하고 어쩌면 정상적이지 못한 캐릭터 배역을 소화하고 있어 그런지

쇼핑몰 피팅모델 시절 모습들의 순수하고 청명한 사진들은 지금의 모습과 매칭을 

상상하기 더욱 어려웠다. 

 

 

 

 

한복 브랜드, 영캐주얼 당시 찍은 사진들 역시 지금보다는 앳돼 보이는 얼굴에 큰 키를

소유한 그녀답게 어떤 옷이든 잘 소화하는 모습니다. 남자 모델과도 호흡에도 어색함이

없다.

 

 

 

 

JTBC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달 5.0%(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한 시청률은 9회 14.0%로 뛰었다. 극 중 “이제 이태원 우리가 씹어먹는

겁니다”라고 선전포고를 날리더니 이제 이에대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근본 없는 캐릭터의 성장담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원하는 바를 손에 쥐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목적 지향적 삶을 살아오던 조이서에게 목표물

이외에는 죄다 쓸모없는 것들이었지만 단밤에서 매니저로 일하면서 보다 넓은 시야를

갖게 된다. 전과자인 사장님과 재벌가 서자인 친구를 비롯해 트랜스젠더를 꿈꾸는 주방장,

외국인처럼 보이는 아르바이트생 등 세상의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감정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것. 방송을 보면서 나 역시 소시오패스는 아닐지언정 편협한

사고방식은 별반 다르지 않았구나 하며 반성하는 시청자들이 한둘이 아니지 않을까.  

 

 

 

 

달달한 밤을 표방하는 신생 포차 ‘단밤’은 변두리 포차에서 시작해 대한민국 요식업계

1위로 올라선 ‘장가’를 상대로도 겁 없이 선전포고를 날렸고, 이 역시 보다 빠른 시일

안에 이뤄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무모하기 그지없는

싸움이지만, 싸워야만 하는 이유, 극복해야하는 사연들이 있는 청년들이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각각의 캐릭터 뿐만 아니라 각 배우들이 보여주는 소신 덕분이다.

평소 촬영이 끝나면ㅍ대사를 잘 까먹는 편인데도 “소신에 대가가 없는, 제 사람의 주체가

저인 게 당연한,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라는 박새로이의 대사만큼은 계속 기억에

남는다는 박서준의 고백처럼 이들에게 소신이란 믿고 있는 바 혹은 작은 믿음 이라기보다는

삶의 근간을 이루는 철학에 가깝다.

 

 

 

 

애당초 불의를 보고도 눈 감을 수 있는 성격이었다면 박새로이가 퇴학을 당하는 일도,

교도소를 가는 일도, 장사를 시작할 일도 없었을 터다. 순간의 선택들로 꼬여버린 삶에

복수를 시작하게 됐지만 그마저도 “장사는 사람”이라며 소신을 지켜나가며 실행에 옮기는

모습은 배우와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공감대로 다가오는 듯 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김다미(25)가 맡은 조이서 캐릭터다. IQ 162에 달하며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공부도 잘 함과 동시에 소시오패스 성향이 79%로 메마른 감정을

지녔다. 원하는 것은 반드시 가져야 하는 성격으로, 다소 상투적으로 흐를 수 있는

복수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동종업계에 뛰어든다거나  지고지순하게 지켜온 첫사랑이

걸림돌이 되는 것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숱하게 봐온 설정이지만, 입사조건으로 월급

대신 순 매출의 20%에 해당하는 지분을 요구하거나 키스신을 가로막으며 디펜스에

나서는 스무살 짜리 여자애는 어디서도 본적 없는 소 무미건조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가 등장할 때마다 그의 대사와 행동은 어디로 튈지 모르고 예측이 불가하다. 

 

 

캐릭터 간의 연관성도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전혀 다른 상황에 처해 있지만 서로
닮은 구석을 알아보면서 관계가 한층 복잡해지는 것. 극 중 오수아(권나라)는 조이서에

대해 “눈치가 빠르고 상황판단이 빠르다”고 평한다. 이를 들은 장가의 장대희 회장(유재명)은

“내가 자넬 그렇게 보고 있다”며 흥미로워하는 식이다. 장 회장은 조이서를 두고 “나와 같은

색”이라 칭하고, 박새로이는 장근수(김동희)에게 “너한테서 나를 봤다”고 말한다. 각각의

케미가 빛을 발하면서 극은 더욱 탄탄해진다. 서로를 끌어당기는 점성이 강해지면서 밀도를

높이는 덕분이다. 어쩌면 서로 닮았기에 그 결핍 혹은 과잉을 한눈에 알아봤을는지도 모른다.  

 

 

 

 

당시 영화계에 김다미의 등장 역시 화제가 되었다. 무려 1천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영화 '마녀' 주인공이된 사건이다. 영화 '마녀'는 10년 전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 보호시설을

탈출하고는 노부부 밑에서 평범하게 자란 여고생 자윤과 그 앞에 나타난 의문의 사람들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액션으로 '신세계' '브이아이피' 등을 만든 박훈정 감독 신작 

작품이다. 

김다미는 자윤 역을 맡아 풋풋한 여고생과 강렬한 여전사로서의 인상 깊은 매력을 보여준다.

신인임에도 복합적인 캐릭터를 꽤 안정적으로 연기해내었고 최근 그는 여고생처럼 앳돼

보이면서도, 여성스러운 매력이 묻어나며 특히 눈물이 맺힌 듯 촉촉하면서도 맑은 눈동자가

인상적이었다.

 

 



김다미는 오디션을 통해 '마녀'에 발탁됐다. 지난 4월 개봉한 '나를 기억해'에서 이유영의

아역으로 나온 뒤 두 번째 상업영화 출연이 바로 마녀이다.

당시는 "여고생 역이었지만 20대 초반까지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도전했어요. 교복을 입고

화장을 안 하고 가면 고등학생처럼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죠. 막상 스크린에서 제 얼굴이 보니

볼살이 통통하게 나와서 볼살을 좀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오디션 당시 소감이다.

 

 

 



자윤은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닌 캐릭터다. 김다미는 "양면적인 모습 중 평범하고 순박한 시골

소녀 모습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강렬한 액션 연기도 선보였다. 한국영화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던 새로운 유형의 액션이다.

촬영 3개월 전부터 하루 3시간 이상 액션신을 연습하고 "기초체력을 기르는 것부터 유산소

운동, 발차기, 찌르기 등을 차근차근 배웠다"면서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운동이라 힘들었지만,

조금씩 변화하는 제 모습을 보고 힘이 났다"고 그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극 중 자윤은 뇌를 100% 사용하는 인물이다. 자신을 통제할 줄도 알고 염력도 사용한다.

이를 고려해 김다미는 액션을 할 때도 얼굴을 일그러뜨리지 않고 미소를 보이지도 않으며

최대한 무표정하게 연기한 작품이다. 

 

 

 


어린 시절부터 연기자의 꿈을 키운 그가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기는 고등학교 2학년 때다.

연기학원에 다녔고, 이후 인천대 공연예술학과에 진학해 연극 무대에 섰다. '마녀'를 통해

영화 촬영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카메라 동선은 어떻게 이뤄지는 등을 겨우 익혔다는

그는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

 

 

 

 

어릴 적부터 배우를 꿈꿨던 그는 “연기를 하기엔 스스로 준비가 안 됐다고 여겨 대학

입학 후 3년간 연극 워크숍 공연에만 매진했다”고 했다. 그동안 응축해온 에너지를

폭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어렵고 고민되고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지만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니 최대한 즐기면서 하자는 마음”이라니 앞으로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렵겠지만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 사이로 일상에서 쌓아온 감정을 켜켜이 채워 넣다

보면 또다시 한국 영화 혹은 드라마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로 성장하는게 아닐지 싶다. 

조이서라는 캐릭터와 닮은 점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저도 솔직한 편”이라 했지만 그

역시 “원하는 것은 반드시 이뤄내는” 쪽이 아닐까 싶다.